정서 발달을 자극하는 부모의 말
말 한마디가 아이의 감정을 키웁니다
아이의 정서 발달은 단지 감정을 느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까지 포함됩니다. 이는 성장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갈등을 해결하며, 스트레스를 다루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36개월 이후 아이들은 감정의 폭이 더 넓어지고, 감정 표현도 다양해집니다. 하지만 아직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거나 말로 표현하는 능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의 반응과 말투, 그리고 ‘말의 내용’이 아이의 정서 발달에 강한 영향을 줍니다.
특히 아이는 부모의 말을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기준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 공감 능력, 감정 조절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서 발달을 돕는 6가지 부모의 말
🔸 1. “그랬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효과: 감정 공감, 감정 수용
아이가 울거나 화낼 때 “왜 그래!”, “그 정도로 울 일 아니잖아”라고 반응하는 것보다, 먼저 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한마디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감정 표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정서를 표현하게 됩니다.
🔸 2.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
효과: 자기 수용, 불안 완화
다른 아이와 비교당하거나 실수했을 때 위축된 아이에게 이 말은 심리적 여유를 줍니다.
아이에게 실수는 성장의 일부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 도전하는 태도가 자라납니다.
🔸 3. “엄마(아빠)는 네가 자랑스러워.”
효과: 자존감 향상
이 말은 행동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긍정을 의미합니다. 아이는 "나는 소중한 존재구나"라는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게 되며, 부모의 신뢰 속에서 자기 가치감을 키워갑니다.
🔸 4. “지금은 화났구나. 근데 화났다고 때리면 안 돼.”
효과: 감정 표현과 행동의 구분
감정 자체를 억누르지 않되, 행동은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주는 문장입니다. 아이는 점차 자신의 감정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되고, 감정 조절 능력의 기초를 형성하게 됩니다.
🔸 5. “네가 도와줘서 엄마가 참 기뻤어.”
효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력 발달
감정 표현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의 감정을 느끼고 나누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준 도움에 대해 감정을 함께 표현해 주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 6. “그럴 수도 있지. 실수는 누구나 해.”
효과: 수치심 완화, 감정 회복
실수한 아이에게 “왜 그랬어?”, “이걸 왜 이렇게 해?”라는 말은 수치심을 심고, 정서적 위축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실수를 받아들이는 문장은 **정서 회복력(Resilience)**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왜 ‘감정 어휘’가 중요한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서 핵심은 ‘감정 어휘’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화났어?”, “기뻐?”, “답답했구나”, “긴장됐겠다”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 아이는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그것을 언어로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느꼈어?”, “그럴 때 너는 어떤 생각이 들었어?”라는 질문을 습관처럼 건네보세요. 이는 언어와 감정, 사고를 연결하는 훌륭한 훈련이 됩니다.
결론: 감정을 가르치는 최고의 도구는 ‘부모의 말’입니다
정서 발달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반복되는 대화 속, 부모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의 감정 세계를 만들어갑니다.
말은 훈육의 수단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읽고 보듬는 따뜻한 다리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을 이해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배웁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는 단순히 잘 웃고 우는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며, 타인의 감정도 헤아릴 수 있는 아이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오늘,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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