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문제: 잠자리 거부하는 아이
“자야지.” 그 말만 나오면 울거나 도망가는 아이, 왜 그럴까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고 겨우 밤이 되어 쉬려는 찰나, 아이가 “안 자!”라며 소리치고 도망가고, 설득에도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부모는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잠자리에 들어가기만 하면 고집을 부리거나, 이유 없는 불안을 보이거나, 별 이유 없이 하염없이 깨어 있으려 하는 아이의 모습은 단순한 버릇이 아닌, 발달상 자연스러운 저항 또는 정서적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3~5세 시기의 유아들은 자율성 발달과 분리불안, 감각 민감성, 일상 루틴에 대한 안정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면 거부가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가 왜 잠자리를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짚고,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잠자리를 거부하는 원인별 접근
🔸 1. 자율성 욕구의 표현
이 시기의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면 시간이라는 **‘통제당하는 상황’**에서 반발심이 표출되며, “안 자!”, “더 놀 거야!”라는 말로 저항하게 됩니다.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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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야 돼”보다 “이제 자러 갈 시간인데, 책 먼저 읽고 잘까?”처럼 선택지를 제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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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드는 순서를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2. 낮 활동의 과잉 혹은 부족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하지 못한 날, 혹은 자극이 과도했던 날에는 아이의 신체 리듬이 깨지기 쉽습니다. 활동량이 부족하면 졸리지 않고, 반대로 과잉 자극은 오히려 흥분 상태로 이어져 쉽게 진정되지 않습니다.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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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에 충분한 신체 활동 시간을 확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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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감각 자극을 줄이고 조용한 활동(그림책, 조용한 놀이 등) 중심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3. 분리불안 또는 정서적 불안
잠드는 시간은 부모와 떨어지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강한 아이일수록 불안을 느낍니다. 특히 낮에 야단을 맞았거나, 새로운 환경 변화(이사, 유치원 등)를 겪은 경우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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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여기 있어”, “네가 자는 동안 엄마도 쉴 거야” 같은 안정적인 말과 스킨십을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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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전에 스킨십 + 스토리텔링 + 라이트 터치 등을 결합해 안정감을 조성하세요.
🔸 4. 수면 루틴이 일관되지 않음
수면 시간, 장소, 순서가 날마다 바뀌면 아이는 예측 가능성을 상실하고, 잠드는 것을 더욱 어렵게 느끼게 됩니다.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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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순서로 ‘수면 루틴’을 고정해 주세요.
예: 저녁식사 → 목욕 → 그림책 2권 → 소등 → 자장가 -
루틴 자체에 재미와 안정감을 부여하면, 아이는 익숙함 속에서 저항을 줄이게 됩니다.
🔸 5. 수면에 대한 부정적 경험
과거에 혼자 자면서 무서운 꿈을 꾸었거나, 강제로 잠자리에 들게 된 경험이 반복될 경우, 잠 자체에 대한 부정적 기억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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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눕히기보다는 아이의 속도에 맞춰 ‘잠을 긍정적 경험’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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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전에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감정 전환 루틴이 필요합니다. (예: "오늘 너 정말 멋졌어", "이불 속이 가장 따뜻해" 등)
수면 거부 아이를 위한 실천 전략
✅ ‘자기 전 1시간’은 조용하고 안정된 활동으로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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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스마트폰, 밝은 조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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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차분한 음악, 부드러운 터치 → ⭕
✅ 아이의 기질을 반영한 수면 신호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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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아이: 부드러운 촉감의 인형, 수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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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적인 아이: 하루 에너지 충분히 소모 후, 규칙적 루틴
✅ 시간보다 ‘분위기’를 먼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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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니까 자자”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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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불 속에서 하품놀이 할 시간이야~” 같은 부드러운 유도
결론: 아이는 ‘자고 싶지 않다’기보다 ‘혼자 자는 게 어렵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잠자리를 거부하는 아이의 행동은 단순한 말썽이 아니라, 정서, 습관, 관계, 리듬 등 복합적인 발달 지점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 시기에는 잘 자는 것 자체가 훈련이고 성장입니다. 부모가 반복적인 루틴과 안정감을 제공해주고,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언어를 함께 사용한다면, 수면에 대한 거부는 점차 안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하루의 마지막을 아이와의 평온한 연결로 마무리해 보세요. 그것이 바로 건강한 수면, 그리고 건강한 성장의 시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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