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넘게 뒷꿈치 들고 걷는 아이
“발끝으로 걷는 아이, 그냥 놔둬도 될까요?”
질문이 반복된다면, 답도 깊이 들여다볼 때입니다
아이들이 발끝으로 걷는 행동은 12~24개월 사이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만 3세가 되었음에도 1년 이상 지속적으로 뒷꿈치를 들고 걷는다면, 단순한 습관으로 보기보다는 발달적, 감각적, 혹은 신경학적 관점에서 점검이 필요합니다.
특히 36개월 이후까지 계속 발끝으로만 걷는다면 이는 신체 조절력, 감각 통합, 근 긴장도, 또는 사회적/언어적 발달과 연결된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끝 걷기’라는 행동이 의미하는 바를 분석하고,
가정에서 부모가 체크해볼 항목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기준까지 구체적으로 안내드립니다.
발끝 걷기의 대표 원인 5가지
🔸 1. 감각 통합 문제
발바닥에 닿는 촉감이 불편하거나, 지면에 닿는 자극에 과민 반응을 보일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접촉 면적을 줄이려는 행동으로 발끝 걷기를 선택합니다.
👉 특히 감각 과민형 아이들은 양말, 신발, 모래, 매트 등을 꺼려하고, 특정 촉감에서 강한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 2. 고유 감각(신체 위치 인식력)의 미숙
자신의 발이 어디에 있고,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뇌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발을 정확히 지면에 두는 데 어려움을 겪어 발끝으로 걷는 습관이 나타납니다.
👉 이 경우에는 넘어지거나 벽에 부딪히는 행동도 잦을 수 있습니다.
🔸 3. 발목 근육의 긴장(강직성 또는 습관적 긴장)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발목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을 경우 자연스러운 발뒤꿈치 착지가 어려워지고 발끝으로 걸을 수 있습니다.
👉 장시간 습관적으로 그렇게 걷다 보면 실제로 발목 관절의 가동범위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 4. 모방 행동 또는 단순 습관
일시적인 모방이나 재미로 시작된 행동이 반복되면서 습관화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사라집니다.
👉 단,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균형/협응 문제가 동반된다면 관찰이 필요합니다.
🔸 5. 신경 발달 또는 자폐 스펙트럼 연관 가능성
지속적인 발끝 걷기 + 반복행동 + 사회적 반응성 저하 + 언어 발달 지연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이는 자폐 스펙트럼(ASD)이나 운동신경 관련 평가를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손을 펄럭인다”, “소리에 민감하다”, “시선 맞춤이 적다” 등 다른 발달 신호와 동반되는지가 핵심입니다.
부모가 관찰해야 할 체크리스트
✅ 발끝 걷기 외에 다른 감각 민감성(소리, 촉감, 빛 등)은 없는가?
✅ 정상 보행과 발끝 걷기를 섞어 하며 선택적으로 하는가, 아니면 항상 발끝인가?
✅ 앉거나 계단을 오를 때도 이상한 보행이 있는가?
✅ 발목의 유연성은 어떠한가? (스트레칭 시 통증 반응 여부)
✅ 아이가 또래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하는가?
✅ 언어 이해 및 표현은 연령에 맞는가?
언제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할까?
🔶 36개월 이상이면서 항상 발끝으로만 걷는다
🔶 앉거나 걸을 때 보행이 부자연스럽고 균형이 불안정하다
🔶 감각 과민성 + 언어/사회성 지연이 함께 나타난다
🔶 자세나 발목 관절이 굳어가는 느낌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소아 재활의학과, 발달 클리닉, 또는 감각 통합 치료 기관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도움 방법
✅ 하루 10분씩 맨발 걷기 시도 (실내 매트 또는 안전한 바닥)
✅ 발 마사지나 발바닥 자극 (부드러운 브러시, 볼 등)
✅ 발끝 → 뒤꿈치로 천천히 걷는 연습 놀이
✅ 짐볼, 스텝퍼, 트램펄린 등 하체 감각 통합 훈련
✅ 거울 앞에서 걷는 모습 함께 보기 (신체 인식력 향상)
결론: 발끝 걷기는 그 자체보다 ‘동반된 발달 신호’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6개월 이상이 되도록 발뒤꿈치를 거의 닿이지 않은 채 걷는 아이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 신체 감각 통합, 근 긴장도, 사회성 및 언어 발달과의 연관성까지 폭넓게 살펴야 합니다.
걱정만으로는 정확한 해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 행동이 나타나는 이유를 차분히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아이를 비난이나 교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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